어떤 사람




힘든 일에 지쳐있을 때, 그 모든 상황을 유모로 만들어,

날 웃게 만들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구나, 별일 아니구나, 하고

내 마음 가볍게 만들어 주는 사람.



너 안이뻐, 라고 말해도 날 이뻐한다는게

온 몸과 눈빛에서 보여, 내 마음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



내 마음 주지 못하겠다고 말해도, 괜찮다 하고,

그래도 자기는 마음을 다 주겠다는 사람.



내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이 비어있어도 섭섭해하지 않고,

자신의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은 내 번호인 사람.



내가 만약 떠나가려 하면, 붙잡을거라고

절대로 놓치지 않을거라고 말하는 사람.

하지만 내가 떠나도 그 사람은 잘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내가 혹시라도 그 사람을 떠나려 할 때,

죄책감으로 힘들어 하지 않게 해줄 것 같은 사람.



내 표정의 작은 변화 하나까지도 알아차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꼼꼼히 묻고 이해하려는 사람.



애매모호하고 두루뭉실한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 나의 성향을 알고,

ㅈㅇ은 구체적인걸 좋아하잖아, 라며

항상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말해주는 사람.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도

그 세계에 초대하지 않아 옆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데,

자신의 모든 사람, 모든 세계에 날 들여놓는 사람.

그래서 나를 외롭게 만들지 않는 사람.



여자를 기다리게 하는 남자는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거라는,

그래서 기다리는 것이 싫다는 나의 말에,

기다리는 것은 자기가 하겠다며

나보다 먼저 연락하고 나보다 먼저 와있는 사람.



겉으로는 순해보여도 안으로는 개성이 분명한, 요철 난 금속조각 같은 나와 달리,

마치 찰흙과 같아서 어떤 요철이 있어도 빈틈없이 들어 맞는 사람.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보다

나에 대한 그 사람의 마음이 더 커서,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보다

그 사람이 날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고,

내가 그 사람을 배려하기보다

그 사람이 나를 더 배려하고,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해주기보다

그 사람이 나를 더 많이 이해해주는 사람.












이런 사람이 있더라.

만신창이가 된 마음에, 나는

말끝마다 그에게, 언젠가는 떠날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정말로 떠날 이유를 찾으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마치 찰흙처럼

내게 달라붙어, 어느 부분에서도 부딪힘이 없게 만든다.

설레임은 없어도 편안함으로 나를 품어주어,

그의 마음 속에 내가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게 하고,

그 안에 있는게 너무 따뜻하고 안락해서

그냥 이대로 여기 있을까 라는 생각 마저 든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었으면, 아마 나의 결정은 쉬웠을 텐데,

시간의 힘은 참 커서, 사소하게 취급할 수가 없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런 저런 생각은 시간을 만나고, 다시 띠를 돈다.





by Lain | 2008/07/19 15:58 | Slowalk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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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택씨 at 2008/07/19 17:02
블로그 링크 하고 갑니다.
Commented by Lain at 2008/07/19 17:25
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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